“경기 동북부 수도권 제외 땐 수도권 과밀 부추겨”
류종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수도권·지역 균형 정책 필요”
경기 동북부 접경지역과 농산어촌의 수도권 제외, 3기 신도시 개발 등 문재인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이 수도권 과밀을 부추기고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방을 더욱 위기에 빠뜨리는 ‘나비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지역경제학회와 균형발전 국민포럼은 1일 충북 청주 오송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 대응 및 국가 균형발전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한 류종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 동북부를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 판교 등 수도권 아이티(IT) 연구개발 블랙홀,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과 그린벨트 규제 완화, 수도권 공장 총량제 범위 확대·관리,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규제 완화 등 수도권 규제 완화 8대 이슈를 제시하며, 이렇게 분석했다. 류 위원은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근간이 무력화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명암이 더 극대화할 것이다. 수도권과 지역이 공생·협업하는 균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예비 타당성 조사 제도 개편 방안’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접경·도서(김포·파주·연천·양주·동두천·포천), 농산어촌(양평·가평) 등 경기 동북부 자치단체 8곳을 비수도권으로 분류했으며, 경기 여주도 수도권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토론회에서 원광희 충북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장은 “수도권 남부·북부에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 경기·인천지역의 수도권 경계 재조정 등에 대한 지속적 압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경 김포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수도권 접경지역은 가장 강력한 특별법인 군사시설보호법 규제로 심한 사유재산권 규제를 받는다. 규제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를 향한 강력한 국가 균형발전 정책 주문도 쏟아졌다.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보다 더 강력한 국가 균형발전과 연방제 수준의 지방 분권을 약속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입지 정책 등은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실현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을 통한 균형발전을 실현하라”고 요구했다. 박종찬 고려대 교수(경영학부)는 “수도권 집중 문제는 정부가 개입해 시장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정책으로 나타나고, 실행이 따라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국회 분원 세종 설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을 실행해야 한다. 행정수도를 헌법에 명기하는 등 법적 조처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