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김포지하철 작업장, 기준치 48배 ‘라돈’ 검출…노동자 위협
지난 9월 개통한 김포골드라인.
경기도 김포시 양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매달 연인원 백만 명을 태우고 김포시를 관통합니다.
그런데 이곳 노동자들이 작업장에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가득하다며 KBS에 연락해왔습니다.
라돈이 ‘OVER’, 즉,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이재선/김포골드라인 노동조합 지부장 : “가슴이 답답하고, 공기질 자체가 너무 안 좋은 것 같아서, 직원들 건강이 염려돼서 노동조합 돈으로 라돈측정기를 하나 구매했어요.”]
현장을 가봤습니다.
우선 승강장에서 간이측정기로 라돈이 실제 얼마나 검출되는지 확인해봤습니다.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풍무역 3곳의 승강장에서 검출된 라돈의 농도는 4에서 8 피코큐리.
보편적으로 쓰이는 단위인 베크렐로 환산하면, 라돈의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인 148 베크렐과 비슷하거나 기준치의 2배 가량이 나옵니다.
승강장은 승객들이 머무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이 정도 수치는 위험성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하철 노동자들의 작업 장소는 어떨까.
지하수와 빗물을 모으는 집수정과 전기실에 정밀측정기를 설치했습니다.
작업자들이 일하는 집수정입니다.
옆에 보이는 측정기를 이용해 사흘 동안 라돈을 측정해봤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집수정의 사흘 평균 라돈 수치는 7,065베크렐.
실내공기질 기준치를 48배나 초과한 수치였습니다.
전기실 라돈 수치도 사흘 평균 842 베크렐이 검출돼 6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박경북/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 : “1mSv 이상을 받지 말라고 하는데, 그 기준이 1mSv인데 약 42배가 나왔다 이렇게 보면 되겠죠. 무조건 42배가 나온 게 아니라 작업자들이 하루에 2시간 정도 근무했을 때 1년간 피폭받는 양이 기준치의 약 42배다.”]
2015년 근로복지공단은 지하철 5호선 등에서 나온 라돈으로 폐암이 걸린 노동자들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습니다.
그 때 측정한 라돈 수치에 비해 김포골드라인은 5배나 높습니다.
[박경북/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 : “침대나 다른 생활용품의 라돈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작업자들이 근무하는 공간이 사각지대에 있다, 법도 사각지대에 있고 조사도 사각지대에 있다는 거죠.”]
라돈 농도가 그때그때 다른 건 환기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KBS는 실험 결과를 김포골드라인 운영사에 전달하고 향후 대책을 물었지만, ‘아무런 입장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포골드라인에는 모두 236명의 작업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현장K, 박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