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포대학교 비서경영과 1학년 양훈모군 선행상 수상
기말고사 기간인 지난 22일 김포대학교에서 만난 양훈모군은 “첫 학기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쑥스러워 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
편의점서 가해-피해자 사투 목격
이별 격분 범행 40대 남성 끌어내
양천署, ‘범인 검거’ 공로 표창도
소년 티를 아직 벗지 못한 대학 신입생이 흉기난동범을 맨손으로 제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절박한 유혈 현장에 지체 없이 달려든 주인공은 김포대학교 비서경영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양훈모(19)군으로, ‘요즘 세대’가 의협심이 부족하다는 어른들의 선입견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양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11시께 서울 양천구 신월동 자택 근처를 지나다가 편의점에서 심상치 않은 광경이 벌어지는 걸 목격했다.
안에서는 4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중이었고 피해자인 여성의 얼굴에 피가 흘렀다. 또 점장은 흉기에 찔린 채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당시 편의점 주위에는 먼저 도착한 서울시의회 의원과 양군 둘뿐이었다. 양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뛰어들어갔고, 시의원도 즉시 뒤따랐다.
양군은 가해자의 옷깃을 잡아 끌어내려 했으나 격렬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다 같이 넘어졌다. 양군과 시의원이 가해자의 몸을 바닥에 눌러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사이, 경찰이 도착해 사태를 진압하고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는 여성과 교제하다가 헤어지자는 데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양군은 지난 20일 양천경찰서로부터 범인 검거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았다. 앞서 김재복 김포대 총장도 양군의 시민정신을 높이 사 선행상을 수여하며 격려했다.
양군은 “그냥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집에서 나오던 길이었다는 그는 상황이 끝나자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친구들과의 약속장소로 갔다고 한다.
부모님은 이튿날 아침에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
양군은 “잘했다고는 하셨는데 그래도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 “강한 사람한테 강하고 약한 사람한테는 약하게 대하라는 게 평소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양군은 TV도 잘 안 보고, 딱히 빠져들어 본 연예인도 없다. 대신 초등학교 때부터 복싱을 배우고 축구와 농구를 즐기는 등 운동 전반에 능하고 친구 만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고1 남동생이 멋있다고 칭찬해 줘 으쓱했다는 그는 “해병대에 입대해 국민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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