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생리대’ 진실공방…여성소비자, “집에 둘 수 없다” 극도 불안감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종합안정성 평가 아니다’ 선 그어 …고객 환불 및 반품요구 잇따라
[금융소비자뉴스 임성수 기자] JTBC의 ‘오늘습관’의 생리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이후 이 회사 홈페이지는 환불 및 반품’요구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여성 소비자 불안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라돈이 방출되는 생리대를 집에 둘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습관은 홈페이지에 방사능 검출 시험결과서를 공개, 하면서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측간에 진실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오늘습관 생리대를 비롯해 라돈 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여성용 속옷과 마스크팩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다음 주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JTBC 뉴스룸은 지난 16일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기준치(148Bq)의 약 10배가 넘는 1619Bq의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방송했다. 이 방송은 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의 말을 인용, 이 같은 높은 농도의 라돈을 내뿜는 생리대를 여성들이 장기간 사용할 경우 생리대와 맞닿는 피부에서 암이 발생하거나 부인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축적돼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에서 오늘습관이 다른 생리대와 비교해 강점으로 꼽히는 ‘제올라이트’ 사용가능성이 유력시됐지만 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는 대진침대가 매트리스에 사용한 것과 같은 ‘모자나이트’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생리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결과 곳곳에서 적갈색의 알 수 없는 물질이 발견됐다. 실제로 한국에 수입돼 유통된 ‘모자나이트’가 흙갈색 또는 적갈색 가루 형태이기때문에 이 같은 주장의 신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늘습관은 보도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방사능 검사 결과를 공지하면서 JTBC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늘습관은 “저가 라돈 측정기 ‘라돈아이’를 이용해 부정확하게 측정한 뒤 보도했다”며 “국가인정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측정 결과 기준수치보다 낮은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해명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방사능 검사 결과에 따르면 방사능 수치는 기준치 이하였고 ‘우라늄’, ‘토륨’, ‘포타슘’ 농도 또한 기준치를 밑돌아 JTBC 보도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라돈아이는 가정용 실내 라돈 가스 감지기로, 앞서 대진침대에서 라돈 가스가 나온다는 일명 ‘라돈 침대’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판매량이 급증했던 측정기다.
반박 뉴를 내고 “저가 라돈 측정기 ‘라돈아이’를 이용해 부정확하게 측정한 뒤 보도했다”며 “국가인정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측정 결과 기준수치보다 낮은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 평가로 제품의 종합적인 안정성을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선을 그었다. 연구소 측은 인체에 대한 안전성 평가에 사용되는 기초 자료 수준의 분석으로 제품에 내재돼 있는 방사능의 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돈 가스의 경우 흡입한 뒤 몸에 축적되는 내부 피폭 영역은 다른 영역이라고 밝혔다. 연수소측 관계자는 “실제 피폭은 착용 시간이나 착용 부위 별로 별도의 실험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자료만으로 종합적인 안전성을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릴리안 사태를 겪은 여성소비자들은 이번 오늘습관 생리대의 라돈검출 논란으로 다시 불안감에 휘말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생리대를 집에 두지 않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여성환경연대 등은 깨끗한나라가 만든 생리대 ‘릴리안’을 비롯해 일회용 생리대 10종에서 인체 위해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서 조사한 결과, 실제 검출량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